2015년 7월, 2년간 발이 되어주었던 2002년식 Saab 9–3을 처분하고 기아 K3 쿱 (미국명 Kia Forte Koup)을 구매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오래된 차의 잦은 고장, 악명 높은 유럽차 수리비에 2년 동안 많은 고생을 했다. 때문에 새로 구입할 차는 새차 혹은 거의 새차 상태의 중고차를 원했다. 하지만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모은 돈도 없고 신용 기록이 없던 상태에서 선택지는 현대 기아차 밖에 없었다. (현대 기아차는 한국 내 신용 보증인이 있다면 좋은 이율로 자동차 할부를 내주었다.)
고출력, 작은 사이즈 그리고 2만불 이하 차량을 원했던 나에게는 2가지 옵션이 있었다. 벨로스터 터보와 K3 쿱. 벨로스터의 곤충 스타일을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어렵지 않게 K3로 구매 결정을 하게 되었다.
내가 구매한 차는 1.6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 6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된 SX 트림의 기본 모델이다. 네비게이션, 선루프, 오토 에어컨 등의 최첨단 옵션은 없지만 옵션의 한국차답게 18인치 휠, 스마트 키, 후방 카메라 같은 행복한 것들이 장착되어 있다.
영롱한 블루 컬러에 멋진 18인치 휠. 그리고 듀얼 머플러 팁까지 외관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프레임리스 도어도 멋지다. 좁은 공간에 주차할 때 윈도우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몸을 접어서 승하차가 가능하다. 그 간 발견한 프레임리스 도어의 장점 1이다. 2년 정도 소유한 지금까지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공간 확보의 현기차답게 실내 공간도 여유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크기는 전혀 불만이 없다. 요추 지지대가 없어서인지 장거리 운전시에 허리가 조금 아프지만 젊으니까 괜찮다. 스트레칭하면 큰 무리는 없다.
2열 좌석은 창문이 작고 천장이 낮아서 불편하지만 내가 앉을 일도 없고 사람도 잘 태우지 않아서 신경쓰지 않았다. 2열에 앉았던 사람들이 딱히 불편하지 않다고는 했다. 단거리 운전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은 정도라고 생각한다.
200마력 가량의 출력을 내는 자동차답게 운전은 대체로 시원시원하다. 운전하면서 만나는 어느 상황에서도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 자동차가 저속에서 울컥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노킹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아쉬움들이 느껴진다.
첫번째로 고속 도로로 진입할 때 원형 커브길에 접어 들게 되는데 주행 속도가 높지 않음에도 자동차가 옆으로 꿀렁거린다. 매우 매우 아쉽다. 서스펜션이 좋지 않기 때문일까? 타이어가 문제일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옆꿀렁을 느낄 때마다 이 차는 앞으로만 가야하는 차일까하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브레이크다. 가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급하게 속도를 줄여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 때마다 브레이크가 아쉽다. 브레이크가 밀리면서 차가 휘청거리는 느낌이 든다. 이 차는 역시 앞으로 가는 것만 신경쓴 차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고속 주행 안정성이다. 이 차로 모터 스포츠를 즐기지도 않고 과속, 곡예 주행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속 도로 규정 속도 (시속 65마일, 약 104km/h) 내에서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큰 문제이다. 고속도로에서 주행할 때면 마치 바람에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가는 천쪼가리가 된 기분이 든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크다는 점이 이런 느낌을 증폭시키는 것 같다. 이런 느낌에 익숙해진 지금은 장거리 운전에도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구매 초기에 후방 카메라가 고장나서 교체한 것을 제외하면 자동차에 고장은 없었다. 때 되면 정기 점검하고 오일 교체하고 타이어 로테이션했다. 이전 차를 타면서 정비 때문에 개고생한 걸 생각하면 정말 최고로 만족한다. 10년/10만 마일 워런티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지비는 크게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한 2년 가량의 시간이었다. 곧 이 친구를 떠나 보낼 예정이다. 이 친구의 자리를 대체할 친구로 스바루 WRX, 폭스바겐 GTI, 그리고 BMW 230i를 고려하다가 결국 230i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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